경영학과 맥북? 모두가 말렸다
경영학과 맥북? 그것도 한국에서? 주변에서 뜯어말렸다. 그래도 너무 사고 싶어서 샀다.
그것도 3개월 알바비 약150만원 현금으로 들고 강남 신세계 백화점에서.
일명 현금 박치기. 후회는 없다.
많은 사람들이 맥북은 디자이너, 영상 편집, 개발자들이 쓰는 노트북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스타벅스에 가면 맥북 밖에 안 보이는데, 다들 그 불편하다는 맥북을 대체 어떻게, 그리고 왜 사용하고 있을까?
국내대학 문과 경영 전공, 맥북 10년차 사용자인 필자가 맥북으로 국내/해외 대학교 과제, 팀플, 프로젝트를 해온 후기와 그 과정에서 느낀 맥북의 단점과 장점, 그리고 구매한 이유를 소개한다. 그것도 컴알못, 컴맹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쉽고 간단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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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 경영학과 맥북, 불편하다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할것은 맥북 자체는 불편하지 않다. 불편하다고 느끼는건 맥북 고유 이슈가 아니라 맥북을 사용하는 사용자의 환경이 문제. 정확히 말하면 “한국 대학생이 쓰기에” 맥북이 불편하다.
1. 한국은 윈도우가 기본 베이스
한국인의 90%는 윈도우를 쓴다. (조선비즈, 2022년 기준.) 맥북을 쓰는 사람은 약 6% 밖에 안된다. 그러므로 당연하게, 모든 인터넷 사이트는 윈도우를 기준으로 만들어진다. 맥북 기준으로 만드는 사이트는 없다. 그래서 맥북에서 안되고 불편한 점이 그렇게 많은 것이다.
맥북과 윈도우 노트북 작동 방식 차이의 예시 몇개를 들어보겠다.
- 인터넷 창을 끌 때 누르는 “X” 버튼이 윈도우는 오른쪽 위, 맥북은 왼쪽 위에 있다.
- 복사 붙여넣기는 윈도우에서 Ctrl+C/V, 맥북에서 Cmd(커맨드 키라는게 따로 있다)+C/V다.
- 맥북은 한영 전환 키가 없다.
- 맥북은 한자 키가 없다.
- 맥북에서 한글파일 (.hwp) 편집이 안된다.
이런 차이 때문에 웹사이트를 만들 때 애플 맥북 버전과 윈도우 노트북 버전을 둘다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이 한국인의 10명 중 9명은 윈도우를 쓴다. 그러므로 맥북 버전을 안 만들거나, 대충(?) 만드는 사이트가 있었다.
2. 그래서 안되는게 많(았)다.
아이폰에는 있는데 갤럭시에선 없는 앱을 본적이 있는가? 그 반대의 경우는?
노트북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난다. 특히 윈도우에서는 잘만 되는데 맥북으로 안되는 일들이 참 많았었다.
<과거에 맥북으로 안됐던 일들>
- 사이트 접속이 안되거나
- 접속은 되는데 아래 기능이 안되거나
- 로그인
- 글 쓰기
- 파일 다운로드/업로드
- 영상 재생
- 본인 인증
- 쇼핑몰에서 결제
- 증명서 발급
- 은행 업무
그런데 최근엔 세상이 좋아져서 이런 일이 거의 없다. 수강 신청도, 정부 24 증명서 발급도 다 된다. 자세한건 아래에~
3. 경영학도가 맥북 쓰면 마주치는 문제
특히 나의 경우를 좀 얘기 해보겠다. 문과, 게다가 경영학과 대학생이 맥북을 사용하면서 겪는 불편은 3-1. 귀찮지만 해결 가능한 문제 와 3-2. 치명적인 문제로 나뉜다.
3-1. 귀찮지만 해결 가능한 문제
문과생, 특히 경영학도는 맥북으로 할게 많다. 과제도 해야하고, 피피티도 만들어야하고, 싸강도 들어야하고 팀플도…, 그래 팀플이 문제다. 여기선 윈도우 사용자와 무조건 마주치게 된다.
A. 팀플: 윈도우와 자료 공유 문제
보통의 팀플은 아래와 같이 흘러간다.
<보통 팀플의 플로우>
- 역할 분담 (자료 조사/ PPT/발표) > 각자 작업 > 작업 파일 취합 > 최종본 완성
전반부에는 개인 플레이로 알아서 한다고 해도, 결국 최종 단계에서 팀원끼리 모든 파일을 공유한다. 이때 맥북에서 작성한 파일을 윈도우 노트북으로 열면 다음의 문제가 발생한다.
<맥북에서 만든 파일을 윈도우에서 열면 생기는 일>
- 파일명이 “발표자료.ppt” -> “ㅂㅏㄹㅍㅛㅈㅏㄹㅛ.ppt”로 바뀜 (일명 자모분리 현상)
- 한글 폰트가 깨짐
- ppt내의 글자 크기가 커져서 줄 맞춰놨던게 틀어짐
B. 과제 제출: 한글 파일명이 깨짐
역시 윈도우와의 호환성 문제다. 내 맥북에선 멀쩡했던 한글 제목이지만 포털에 업로드하면 자모 분리 현상이 생긴다.
3-2. 치명적인 문제
C. 윈도우 기반의 수업
코딩, 프로그래밍 수업은 윈도우 기반이 많다. 경영학과는 상관 없지 않나? 싶겠지만 요즘엔 경영 전공도 기초적인 코딩 수업을 듣는다.
<맥북으로 코딩 수업 들으면 생기는 일들>
- 교수님이 윈도우 기준으로만 설명 함
- 윈도우와 맥북은 키보드 부터 다르기 때문에 교수님이 누르라는 그 키가 자체가 없음
- 단축키도 다름
- 명령어도 다름
- 그러므로 맥북용 버전으로 따로 찾아서 수업을 따라가야 함
- 최악의 경우 맥북에서 안 돌아가는 프로그램이 있음
물론 정 안되면 맥북을 윈도우 처럼 쓸 수 있는 패러렐즈나 코랩도 있지만…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을 수도 있다.
장점: 경영학과 맥북, 그래도 산다
1.늘어나는 맥북 이용자
희망은 있다.
위의 그래프를 다시 보자. 유독 튀는 부분이 있지 않은가? 최근 맥 유저의 비율이 2배나 뛰었다. 2023년 5월 기준의 맥사용자 비율은 약 14%다. 이렇게 높은 숫자는 처음본다.
특히 대학생이 포함되는 2030 세대는 맥북 이용자 비율이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는 워낙 MZ의 애플 선호도가 압도적으로 높고 10대 시절 부터 아이폰, 에어팟, 애플워치, 아이패드를 사용해오며 애플 생태계에 익숙해져있기 때문이다.
사용 인구가 늘어난다는것은 점점 해당 시장이 커진다는것이다. 쉽게 말하면, 돈 되는 시장이라는 뜻. 한국의 인터넷 환경이 예전에 비해 점점 더 맥북 유저에게 매우 친절하고 편리해질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당장 아래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2.요즘 맥북? 다 된다
결제, 정부 사이트 접속, 증명서 발급, 수강신청, 싸강 이제 다 된다.
여러 사람 홧병나게 했던 액티브 X가 2010년대의 인터넷 유물이 되었고,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서비스 지원을 중단했다. 거의 모든 사이트가 크롬에서 돌아간다.
게다가 맥북으로 안되면 스마트폰으로 하면 된다. 특히 속 썩였던 본인인증과 쇼핑몰 결제는 핸드폰으로 다 대체 되었다. 생각해보라. 요즘 누가 노트북으로 결제한다고 카드 번호를 일일히 치고 있나. 카카오인증으로 3초면 은행 로그인도 되는 세상이다.
3. 경영학과 대학생 맥북, 그래도 샀다.
세상이 좋아져서 맥북으로 혼자 못할건 없지만, 여전히 윈도우 유저와 협업을 하는 경우는 번거롭다. 그럼에도 필자가 맥북을 쓰는 이유가 있다.
맥북 자체는 장점이 너무 많다. 다만 주변이 너무 윈도우 중심으로 돌아가서 불편한거다. 만약 한국이 윈도우가 주류인 나라가 아니라 맥북이 주류인 나라였다면 오히려 2030의 맥 사용율은 압도적으로 높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3-1. 디자인
필자는 디자인에 신경 안쓰는 제품을 싫어한다. 맥북은 압도적으로 우월하다. 그리고 굉장히 세심하다. 아이폰 기본 시계앱의 초침까지 움직이게 만들어 놓는 회사가 애플이다. 솔직히 이정도까지 세심하게 사용자의 경험에 신경쓰는 회사는 노트북 업계에 없다.
이게 이유라고? 싶은 사람들은 맥북이 안맞는거다. 사면 후회한다.
3-2. 적응되면 편한 애플 방식
일반적으로 윈도우의 방식에 익숙해서 맥북이 불편하게 느껴질 뿐, 맥북에 적응하면 윈도우와 다른 결의 편리함이 있다. 대표적인 것은 맥북의 트랙패드. 마우스가 없어도 충분하다. 필자는 집에서만, 혹은 피피티 작업같이 세세한 조정이 필요할 때만 마우스를 썼다.
3-3. 미치도록 편리한 애플 생태계
특히나 애플을 청소년기부터 접했다면 애플 생태계는 너무나 편리하다. 기기간 파일 공유, 똑같은 조작방법, 아이폰-애플 워치-아이패드-맥북의 완벽한 호환성을 한번 알고 나면 돈값 한다는 생각이 든다.
<애플 생태계에서 가능한 일들>
- 아이패드로 필기 한 내용을 시험 직전에 핸드폰으로 빨리 확인
- 맥북으로 쓰던 이메일 마무리 못하고 나왔을 때 아이폰으로 마저 쓰기
- 맥북 메모장으로 써뒀던 내용 아이폰, 아이패드로 보기
-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 맥북 사진 앨범 폴더에 자동 업로드
- 기기간 파일 공유할때 카톡 안쓰고 에어드랍으로 바로 공유
- 아이폰으로 찾은 자료를 맥북으로 바로 띄움
- 맥북으로 쓴 발표 대본 아이폰으로 에어드랍해서 발표할때 컨닝하기
- 워치로 맥북 잠금 하제
- 아이폰으로 워치 잠금 해제
한마디로 뭔가 할때 끊기는게 없다. 모든 일이 착착 들어 맞으면서 매끄럽게 흘러갈때의 짜릿함은 겪어본 사람만 안다.
특히 경영학과 전공 대학생으로써 나의 학부 생활은 거의 매일 노트북을 끼고 자료 조사, 피피티 만들기, 보고서 쓰기의 무한 굴레였는데 이런 작은 디테일이 모여서 삶의 질이 올라가는 거다.
결론: 디자인과 경험이 중요하다면 맥북
경험을 위한 노트북, 맥북
사람마다 돈을 투자하는 가치가 다르다. 어떤 사람은 가성비에, 어떤 사람은 성능에, 어떤 사람은 경험에 투자한다. 맥북은 “경험”을 중시하는 사람들만을 위한 노트북이다. 이 분야에서 맥북을 따라올 노트북은 없다.
그러므로 이런 사람이 아니면, 맥북은 사지마라. 불편하다. 무조건 윈트북(윈도우 +노트북)을 추천한다. 그게 맞다.
다만 애플을 좋아하고, 맥북의 불편함을 알고 있는데도 사고 싶다면…솔직히 말해서
살면서 한번쯤은 써봐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 불편하면 중고로 팔자. 가격 방어가 잘 된다.
자료 공유 불편한거? 구글 닥스 쓰면 된다. 최종본은 pdf로 저장하면 된다. 한글 자모 분리(ㅈㅏㅁㅗㅂㅜㄴㄹㅣ.ppt)는 볼때마다 좀 웃기긴 할거다. 깐깐한 교수님과 조교라면 매번 양해를 구해야 할수도 있다. 한국 문과, 경영대학생으로써 맥북을 쓴다는건 오로지 그 디자인과 애플 생태계의 편리성 보고 쓰는 거다.
결국엔 가치에 대한 질문
스펙, 사양, 가격, 후기, 장단점? 참고는 해야된다. 하지만 결국 다 남의 얘기. 남들이 좋다는 거 무조건 따라사면 후회한다. 본 글도 결국 개인의 지극히 개인적인 가치와 취향과 의사결정에 대한 이야기다.
가장 중요한건 나에게 맥북은 불편을 감당할 가치가 있는 제품인가? 다. 모든 제품이 그렇다. 천원짜리던, 천만원짜리던, 나에게 주는 가치가 가격표보다 더 크면 사는거다. 대신 누구도 대신 답해주지 못하는 질문이니 충분히 고민 후에 후회 없는 결정을 하기를 바란다.
혹시 바로 Yes라는 대답이 나오는 사람이라면 문과에겐 제일 베이직한 맥북 에어 M1 13인치도 충분히 좋다.
출시가는 139만원, 24년 1월 기준 120만원대에도 구할수 있었다. 최저가는 매일 바뀌니 아래서 확인해보는 걸 추천.
다른 전공이면 전공/용도별 대학생 맥북 추천 글을 확인해보길. 전공별, 사용 용도별 최소사양과 추천 모델을 정리했다.
FAQ. 자주하는 질문
Q1.윈도우와 맥북이 호환되는 날이 올까?
아마 매우 희박할것이다. 맥북을 사용하면서 생기는 불편의 97%는 윈도우와의 근본적인 호환성 문제 때문이다. 언젠간 윈도우와 호환이 잘되는 날이 오지 않겠냐고? 아마 쉽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윈도우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사용자들이 다른 OS로 옮겨가지 못하도록 묶어두는 락킹 작용을 하니까. 마이크로소프트고 애플이고 절대 호락호락한 회사가 아니다.
Q2.맥북 사기로 결심했다. 가장 싸게 사는법은?
1. 국내 공식 애플 셀러사인 쿠팡, 11번가, SSG마켓에서 쿠폰+카드 조합으로 사자.
참고로 쿠팡은 타이밍을 잘 잡으면 15% 할인 할때도 있다. 가격은 수시로 바뀌니 여기서 확인해보자. ➡️ 맥북 에어 M1 13인치 최저가
아이폰/맥북 포함, 애플 제품을 가장 싸게 사는 법은 아래글에서 다뤘으니 읽어보길 추천한다.
혹시 학생/교육계 종사자고 이 글을 읽는 지금이 1~3월이라면
2.애플 교육 할인 + 신학기 프로모션 기간에 사자. 매년 1월~3월이다. 학생 및 교직원, 교수 등 교육 관련인에게 최대 혜택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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